10만원 수준 주가 상승 요인 분석
LNG 운반선 시장 침체 가능성 ‘희박’
선박 건조 비용 상승
HD현대중공업(옛 현대중공업)은 2021년 9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좀처럼 상승하지 못한 주가는 2021년 12월 9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듬해인 2022년에 상승세를 보여, 그 해 4월에 16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4월 17일 10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가 제시한 적정 주가는 12만~16만원 정도다.
HD현대중공업 주가 상승 요인으론 실적 개선이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약 2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올해 1분기에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주가 상승 요인으론 당분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쉽게 말해 LNG 운반선 제작 주문이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0척의 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된다. 내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60척의 발주 수요가 전망된다. LNG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재로선 LNG 운반선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주가 상승 요인은 선가(船價) 상승이 거론된다. 선박 제작 주문이 많아도, 수주(受注) 금액이 낮다면 이익을 내기 어렵다. 선박 제작비를 회수하고 충분히 이익을 남길 정도로 계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전에 한국 조선사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선박을 만들어도 손해를 보는 ‘저가 수주’ 늪에 빠진 것이다.
보통 선박 가격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를 참고한다. 3월 말 기준 이 지수는 165.56이다. 이 지수는 1988년 1월의 선박 건조(제작) 비용을 100을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수치화하는 것이다. 100보다 크면 건조 비용이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최소 2년 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2년간 배를 만드는 스케줄이 꽉 차 있다는 얘기다. 조선소는 일감이 없으면 멈추기 때문에, 일감 확보가 중요하다. 반대로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는 수익성 높은 선박을 골라서 수주할 여유가 있다. 저가 수주의 반대 개념인 선별 수주다. 쉽게 말해 돈이 되는 제작 의뢰만 받는 것이다.
수년간 이어진 인력난, 노조 파업 등은 변수로 거론된다. 배를 만들려면 수많은 노동자가 필요하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인력난과 파업으로 제 때 배를 만들지 못해 예기치 못한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수는 후판 가격이 꼽힌다. 후판은 두꺼운 철인데, 선박을 만들기 위한 주요 재료 중 하나다. 선박 제작비에 후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정도로 추정된다. 조선사는 1년에 두 번 철강사와 후판 가격 협상을 하는데, 상반기 협상 중이다. 후판 가격 등락에 따라 조선사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 후판 가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