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의yasin hm

후판 가격에 조선사 천국? 지옥?

선박용 후판은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배를 만들기 위한 주요 재료 중 하나다.한국의 대형 조선사(HD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와 철강사(포스코, 현대제철)1년에 2(·하반기) 후판 가격을 협상해 공급가를 정하는 구조다. 

후판 가격이 중요한 이유는 선박 건조 비용의 20~30% 정도가 후판 가격이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 오르면 원가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내리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후판 가격에 따라 선박 건조 비용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한국 조선사들은 2022년 상반기까지 후판 가격 급등 탓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후판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등이 폭등하면서 후판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철광석 등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지속 올랐는데, 이에 따라 후판 가격도 치솟으며 조선사마다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반대로 2022년 하반기엔 철강사와 조선사가 후판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 철광석 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톤당 10만원 안팎 정도로 가격을 내렸는데, 이를 반영하면 약 4000억원 정도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고 한다. 조선사들이 후판 가격에 울고 웃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2023년 상반기 조선사와 철강사의 후판 가격 협상은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반기 후판 가격이 내리면 조선사 실적 개선 속도는 빨라지는 반면, 가격이 동결되거나 최악의 경우 인상되면 실적 개선 속도도 더딜 가능성이 높다. 

조선사 실적과 주가에 관심이 있다면, 철강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거 조선업 불황 당시엔 대승적 차원에서 가격을 동결한 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조선사와 철강사 모두 실적 개선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위치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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