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부진, 중장기적 상승 전망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육성, 초기 단계 수준

Unsplash의Krzysztof Kowalik

고려아연 주가가 4월 2154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일보다 0.55% 하락한 수치다. 고려아연은 국내 상장사 중에 1주당 가격이 높은 대표적인 우량주로 꼽힌다. 최근 주가 흐름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올해 2월엔 61만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작년 11월엔 70만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주가 상승 억제 요인으론 1분기 실적이 거론된다. 증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600억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00억원 넘게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시장 상황이 부진한 탓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공장 보수 일정이 있어,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라,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성도 낮아진다. 

국내 증권사들은 고려아연의 1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론 주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미래 사업이 근거다. 고려아연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 등 3대 신사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라고 부르고 있다. 최윤범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인 것으로 전해진다.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신사업으로 돈을 벌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또 주목해야 할 점은 고려아연이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업체라는 것이다. 기존 사업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비철금속 제련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회사라는 얘기다. 비철금속 제련 기술 경쟁력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등이 용이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탄탄한 사업 구조, 이를 활용한 신사업이 강점이다.

고려아연의 사업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오너가() 지분 싸움이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집안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집안이 고려아연 지분율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장 고문 측의 지분율이 4%포인트 정도 많은 수준이다. 최 회장이 한화, LG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지분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보통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회사 주가는 오르는 경우가 많다. 분쟁 당사자들이 지분 싸움을 벌이면, 주주의 민심을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금 배당 확대 등 주주 이익을 높이는 정책을 내놓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아연도 올해부터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 2025년까지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30% 이상을 연간 배당 목표로 정했다.

단 현재로선 경영권 분쟁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언론사 기사의 내용과 달리, 올해 주총에서 양 집안의 표 대결은 없었다. 물론 내년에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재선임 여부를 두고 양측이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계열 분리도 불가능해 보인다.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을 떼서 독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의 요건을 만족시키려면 장형진 고문 측의 고려아연 지분 30% 정도가 정리돼야 한다. 최 회장 측이 사들이든 다른 여러 투자자가 나눠 사든, 지분이 줄어야 한다. 고려아연 시총은 10조원이 넘는다. 단순 계산해도 3조원이 넘는 지분이 정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상승은 과도한 기대일 수 있다.

지분 전쟁을 빼도, 고려아연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증권사가 제시한 적정 주가 중 가장 낮은 가격이 62만원이다. 최고는 78만원 수준이다. 5월 1일 기준으로 51만원선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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